이렇게 호불호가 큰 카메라도 없을 겁니다. 좋아하는 분들은 엄청 좋아하지만 동시에 이걸 누가 살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불편합니다. 사용하다 보면 2025년에 디지털 카메라로 위장한 필름 카메라가 나온 느낌까지 드네요. 실제로 필름 모드를 사용하면 필름 카메라 느낌 그대로입니다.
후지필름만이 만들 수 있는 괴랄한 카메라 후지 X-Half 카메라
아주작고 가볍습니다. 손바닥 위에 쏙 올라갈 정도로 작고 가볍습니다. 그래서 토이 카메라 느낌도 듭니다. 후지 X-Half는 후지필름이니까 만들 수 있는 카메라 같습니다. 후지필름은 소니, 니콘, 캐논 일본 카메라 3대장이 머리끄댕이 잡고 싸울 때부터 먼산 바라보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인기도 인지도도 낮아서 많이 팔리지 않았고 매니아들만 사용하던 카메라였죠.
어떻게 보면 일본의 라이카가 되고 싶어할 정도로 후면 LCD를 없앤 카메라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풀프 미러리스 크기의 중형 카메라를 만드는 등 신제품도 참 많이 만듭니다.
특히 2024년, 2025년에는 정말 많은 신제품을 선보이고 선보이자 마자 품절대란이 일어나고 있네요. 그러나 이 X 하프는 큰 인기는 없습니다. 이유는 이 카메라는 사용해보니 필름 카메라 애호가들을 위한 디지털 카메라입니다.
돈 못 벌때도 후지필름 모회사가 지원을 해주었고 지금도 돈 안 되고 안 팔려도 상관 없다는 식으로 소비자가 원하거나 신기한 카메라를 잘 만드는 게 후지필름입니다.
1,800만 화소 세로 모드 이미지센서를 단 후지 X 하프
- 1800만 화소 1인치 이미지센서 (세로 모드)
- 35mm 환산 화각 32mm의 F2.8 고정 화각 덴른즈
- 촬영 포맷 : 3 : 4 세로형 하프 프레임
- 후지필름 인기 필름 시뮬레이션 13 종 탑재
- 세로 모드 디스플레이 및 필름 시뮬레이션 교체용 보조 디스플레이
- 날짜 스탬프 및 2 in 1 사진 모드 촬영 가능
- USB-C 충전
- 동영상 FHD 까지 지원
전체적으로 스펙은 좋지 못합니다. 1인치 이미지센서에 동영상은 4K 지원도 안 하고 AF도 빠르지 않고 워블링도 꽤 있습니다. 따라서 동영상 촬영용으로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그럼 사진 촬영용으로 추천하냐? 네 조건이 달면 사진용으로도 추천합니다.
필름 카메라 감성을 느끼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하는 후지 X 하프
이렇게 찍힙니다. 왜 이렇게 찍히냐? 이는 이 카메라의 서사를 알아야 합니다. 필름 카메라 시절에는 필름 1통이 3,000원 이상으로 비쌌습니다. 대졸 월급이 80만원이던 시절에 3천원은 아주 비쌌죠. 여기에 현상과 인화까지 하면 36롤 필름과 사진 뽑는데 1만원 이상이 들어갔습니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필름 1장에 2장을 찍을 수 있는 하프 프레임이 나왔습니다. 기본적으로 세로로 찍힙니다. 그러나 가로로 찍고 싶으면 세로로 돌리면 가로로 찍힌 사진이 나옵니다.
그 밑에 둥글고 긴 보조 디스플레이는 필름 시뮬레이션을 변경할 때 사용합니다. 필름 색감을 후지의 필름 색감으로 바꾸어줍니다.
필름 카메라의 그 감성 그대로 넣었네요. 여기에 필름 카메라 모드로 전환하면 후면 LCD는 촬영한 사진을 보여주지 않습니다. 36장 48장으로 필름을 다 소진해야 필름 통을 뺀 후에 현상, 인화해야 볼 수 있던 그 시절 필름 사진 감성 그대로 재생 버튼 눌러도 안 보입니다.
36장 다 찍으면 보이냐? 안 보입니다. 스마트폰에 X 하프 앱을 설치해야 촬영한 사진을 다운로드해서 스마트폰에서 볼 수 있습니다. 좀 어이가 없으면서도 이 카메라가 얼마나 필름 카메라를 그대로 재현하려고 했는지를 느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많이 팔릴 카메라는 아닙니다. 실제로 많이 팔리지 않고요. 그러나 필름 카메라 그 감성을 필름 카메라로 느끼려다가 돈이 오지게 많이 들어가서 포기하는 분들을 위해서는 좋습니다.
타임 스탬프가 찍히는 기록 사진용으로는 딱 좋네요. 모든 기술이 뛰어나지 않았던 90년대 후반까지의 필름 카메라, 필름 사진의 그 감성을 느끼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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